낙남정맥(2015.07.12 ~ 2016.01.10)

12구간:나밭고개~신어산~고암나루터: 낙남정맥을 마치며

상원청산 2016. 1. 14. 14:44

낙남정맥을 마쳐 가니 문득 백두대간, 암벽을 시작했던 시절의 기억이 떠오른다.

2010년 12월 31일 35년간 피웠던 담배를 끊고 매월 담배값을 어떻게 할까 생각하면서 마침 대전에 출장을 자주 가서 아침에 회의하고 나서는 할 일도 마땅 찮고 해서 계룡산 장군봉에서 갑사까지 왕복으로 몇차레 하고 나서 어디선가 본듯한 백두대간 종주대원 모집 문구가 생각나서 자유인산악회에 백두대간은 어떻게 하면 갈 수 있는냐 문의하니 강대장께서 아주 황당해 하면서 대꾸하던 것이 생각난다. 20111년 이전에는 설악산 무박신행, 지리산 무박산행한 것이 가장 장거리 산행이였고 겨울산행은 계방산을 한번 가면서 같이 가던 친구가 스패치가 있어야 한다고 해서 문막휴계소에서 5000원  짜리 하나와 값싼 아이젠이 가진 장비라 희미하게 비치는 전등을 들고 2011년 2월 백두대간을 성삼재에서 문복대, 정령치를 거쳐 여원재까지 진행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겨울 옷도, 스패치도 제대로 준비없이 출발했던 백두대간을 한코스도 빠지지 않고 개근으로 완주한 것이 어저께 같은데 벌써 많은 세월이 흘렀다. 2012년 8월부터 한북정맥을 시작해서 금북정맥을 몇구간 진행하다가 2013년에 암벽에 도전하기로 하여 한국등산학교를 78기로 졸업하고 본격적인 연습을 하다 전방십자인대가 끊어져 재건하는 바람에 나의 산행 행로는 상당히 바뀌였다. 암벽을 시작할 때에도 용어도 모르고 장비도 몰라 학교가서 보고 전문점에 가서 구입했던 기억이 난다. 무엇인지 몰라도 하고자 하는 의욕이 있으면 진행하면서 찾아 갈 수 있다. 산행중 습득한 자신감과 사전에 준비를 하면 시행착오를 많이 줄이고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되돌아 보면 2010년까지는 가끔 주말에 근교 산행을 가끔 하다가 2011년부터 본격적인 무박 산행을 시작하여 자신감을 얻은 다음 암벽을 하고자 해서 암벽 교육을 받고 인수봉, 만장봉, 설악산 유선대를 올라 보니 체력을 보완해야 해서 실내 암벽 연습하다 부상을 입고 수술후 재활 과정을 거처 다시 산행할 수 있는 체력으로 회복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수술할 때에는 6~12개월이면 정상의 80% 정도는 회복되어 암벽도 가능하다 했는데 회복이 매우 느리고 퇴행성 관절염이 왔다기에 조심할 수 밖에 없다.

2013년 8월 수술후 제활을 통해 어느정도 가능한지 점검하기 위해 양재에서 경기대, 북한산1 4성문종주를 수차레 해본 결과 괜찮은 것 같아서 2014년 3월부터 낙동정맥 고헌산 구간부터 참석을 했는데 갔다 오면 무릅이 붇는 것 같아 신불산 구간후 점검했더니 무릅에 물이 차있다고 해서 그 다음 부터는 조심해서 내리막이 많은 구간은 천천히 진행하여 낙동정맥을 마치고 금남호남정맥과 호남정맥은 몇 구간은 완주하고 매 구간마다 20Km정도는 산행을 하고 호남정맥 주변 명소를 탐방하는 형식으로 무사히 마쳤다. 특히, 호남정맥을 하면서 힐링팀을 만들어  옥정호, 옥정호구절초 축제,  운주사,  백양사, 강천산군립공원, 담양 소쇄원, 송광사, 억불봉을 처음으로 방문했던 기억이 난다.

자유인 정맥2기 종주대가 2015년 7월12월부터 2016년 1월10일까지 12구간을 나누어 낙남정맥을 진행하기로 하여 대장정의 첫발을 디딘다.

산경표에 의하면「낙남정맥은 이 땅의 뼈대를 이루는 백두대간에서 마지막으로 분기되는 산줄기로 총 도상거리는 241km. 지리산 주능선 상에서 가장 신령스럽다는 영신봉에서 분기한다. 여기서부터 300~800미터의 높고 낮은 등성이로 이어가는 낙남정맥은 북으로 임천강, 경호강, 남강이 흘러드는 낙동강을 받든다. 다시 말하면 낙동강의 남쪽 울타리다. 영신봉에서 옥산에 이르는 짧은 남쪽 능선을 걷는 동안은 서쪽으로 섬진강물을 보내지만 방향을 동쪽으로 정한 이후로는 남쪽 바닷가 개울들만 적신다. 계속해서 마산의 무학산, 김해의 익산을 지난 후 낙동강 하구를 지키는 분산에서 끝난다.」그러나 종주대는 분산성으로 가지 않고 나밭곡개에서 신어산으로 향해 고암나루터에서 낙남정맥을 마치고 신남남정맥은 용지봉에서 분기하여 불모산을거쳐 녹산교에서 끝난다. 에전에는 분산성앞에 김해 관아가 있고 관아를 지나면 바다여서 분산에서 끝난다고 하였으나 산업화되면서 김해 관아 앞을 매립해서 육지로 된 관계로 낙동강과 만나는 고암나루터에서 끝난다고 한다. 

낙남정맥은 지리산 영신봉(靈神峰 1,651.9m)에서 출발하여  정남으로 발달한 지맥이 그 기세를 꺾지 않고 1,270m, 1,214m봉으로 불끈거리다가 마침내 삼신봉(1,284m)에 이르러 두 날개를 펴고 감싸안되, 동쪽으로는 산청군 시천면과 경계를 이루며, 1,168m, 묵계재, 902m봉으로 병풍을 쳐 나가고, 또 한편 서쪽으로는 화개면과 악양면과의 사이에 1,354 m, 1,264m, 시루봉으로 높다랗게 칸막이를 둘러쳐서는, 그 사이로 안고샅에 참 별천지같은 아늑한 마을을 이룩해 놓고 있다.

지리산군을 지나면  함안 여항산(770m)이 최고봉이 될 정도로 대부분 낮은 산으로 이어지지만 남해바다와 인접한 산줄기인 탓에 시야가 확 트이는 조망이 일품이며 남녘 산 특유의 멋을 즐길 수 있는 정맥이다. 인접한 주요 도시로는 하동군, 진주시, 함안군, 마산시, 창원시, 김해시 등이다주요 산은 옥산(玉山 614m), 무선산(無仙山 278m), 봉대산(鳳臺山 409m), 천황산(天黃山), 대곡산(大谷山 543m), 무량산(無量山 579m), 성지산(聖智山 393m), 깃대봉(521m), 영봉산(靈鳳山 395m), 여항산(餘航山 744m), 서북산(西北山 439m), 광로산(匡盧山 720m), 대산(大山 727m), 대곡산(大谷山 516m), 무학산(舞鶴山 763m), 천주산(天柱山 656m), 구룡산(九龍山 434m), 정병산(精兵山 567m), 대암산(大岩山 655m), 황새봉(393m), 분산(盆山) 등이다.

2015년 7월 12일 첫 출발부터 순조롭지 못했다. 일기예보는 비가 많이 온다고 했는데 서울은 별로 오지 않았는데 출발지인 지리산 거림지역에 들어 서니 계곡 물소리가 세차다. 또한 계속 비가 내리니 거림에서 세석으로 올라 가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고 판단되어 2구간으로 예정된 고운동재에 도착하여 배토재로 향하자니 첫 걸음부터 쉽지가 않다. 남쪽지방은 지리산 이북 지역의 환경과는 너무나도 다르다. 산죽이 많으면 여태껏 산행하기가 좋고 사진발도 좋았는데 이곳 산죽은 기본적으로 2 m 이상이라 우의는 걸리면 찢어지고 랜턴을 켜고가면 밑에는 보이질 않으니 알바도 많이 하고 힘이 들고 해서 5Km 진행하는데 4시간이 걸려 아침먹고 탈출해서 청학동과 삼성궁을 탐사하고 2회차에서 영신봉에서 삼신봉, 고운동재로 진행하면서 청학동3거리에서 거림으로 내려오다 계곡 너덜바위에 미끌어지고 자빠지며 생고생을 했던 기억이 새롭다. 산죽을 스치면서 엘러지가 생겨 탈모도 되고 생고생을 하였고 옥정산구간에서는 35년만에 진양호와 진주시를 관람하고 완산순대를 먹었고 유수교 구간에서는 한 대원이 벌에 쏘여 119로 병원에 가고 9월과 10월은 쉬었다가 10월말부터 새로이 새터재부터 시작한다. 약 2개월간 쉬었다가 다시 산행을 해보니 지난 8월전까지는 몸이 정상이 아닌 상태에서 계속 산행을 해서 무리를 했다는 것이 확실하게 느끼게 해 준다. 20여Km이상 진행하면 무르에 무리가 오는 신호가 있었는데 쉬고 나니 회복이 되었는지 중주를 해도 무리가 없는 것 같다. 여항산, 서북산 구간부터는 힐링팀에 합류하여 빠지지 않고 구간마다 종주를 하니 한편으로 몸이 정상적으로 회복되었다는 점에서 반갑다.
낙남정맥 구간은 기후도 상당히 다르고 산길도 거칠고 개인적으로는 이곳 풀들에서는 엘러지가 심해서 구간 진행후 병원 신세를 지고 탈모 치료를 받고 해서 간신히 진행하고 있다. 30년전 내가 살던 동네 뒷동산을 올라 보며 예전에는 뒷동산 근처도 가지 않았는데.. 뒷동산에서 내가 살던 지역을 보니 천지가 변했다. 고층아파트 단지로.... 이번 구간을 진행하며 낙남정맥을 마치면 언제 또 다시 이 곳을 산행할 것인가 ? 아마 내 평생에는 다시 기회가 오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인지 더욱 더 눈에 담아 두고 싶고 느끼고 싶다.
일단, 9정맥을 끝내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본다. 한북정맥, 한남정맥, 금남호남정맥, 호남정맥,낙남정맥은 끝냈고 금남정맥도 올 상반기에 끝나면 남은 것은 낙동정맥 천의봉에서 고헌산, 한남금북정맥, 금북정맥 칠장산에서 오서산 구간이 남아 있으니 낙동정맥은 타 산악회에 합류해서 진행하고 금북, 한남금북정맥은 나 홀로 진행해야 할 것 같다. 같이 갈 친구가 있으면 좋으련만...
낙남정맥의 마지막 구간의 여정은 다음과 같다.
평소와 같은 시각인 11시 조금 지나 죽전에 도착하여 육교에서 고속도로를 보니 클로버 버스가 지나 간다. 직감에 우리 차다. 아니 왠 일로 15분이나 일찍 왔지 ? 여태껏 예정시간보다 일찍 온 것은 처음이다. 청도 새마을 휴계소에 들어 잠깐 쉬었다가 2016년 1월 10일 03:00경  나밭고개에 도착하여 산행 준비를 한다.
03:30분경 나밭고개 출발              04:08 옥선봉                                04:24 입산금지 표석                               04:29 수로봉
04:48 가야 CC                             04:50 육교                                   05:59 신어산 서봉                                  06:08 은하사 삼거리
06:18 출렁다리                            06:26 신어정                                06:30 신어산 정상                                  06:55 신어산 동봉
07:20 생명고개 조식                    08:08 터실고개                             08:55 장척산                                          09:56 새부리봉
10:36 동신어산                           11:57 중앙고속도로                       12:38 김해시 대동면 낙동강변
마지막 구간이라 거리가 짧아 쉬게 갈 수 있지 않나 했으나 역시 높낮이가 심하여 생각보다 속도가 느려지고 카메라가 없는 관계로 먼저 가도 동료가 오기전에 기다려야하니 더욱 느리다. 덕택에 날이 화창하여 김해시 야경은 맘껏 볼 수 있었다. 마지막 구간이라 그런지 언제 다시 이 곳을 와 볼 수 있을까 ? 지금이 난생 처음인데 말이다. 다시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고...
나밭고개에서 한 20분 오르니 378m 봉인 것고 가야 CC까지는 높낮이가 크지 않은 마루금을 진행하여 가야CC에서 휴식을 취한 다음 신어산 서봉을 오른다. 약 30분 정도 된비알을 오르면 김해시 야경이 한 눈에 들어 온다. 출렁다리를 건너 신어산 정상에 도착하니 젊은 남여가 정상에서 데이트를 하는지 가출했는지 올라 와 있다. 3명이 함께 했으나 카메라라 없어 약 20분을 기다리니 후미가 따라와 기념 촬영을 하고 동봉으로 향한다. 동봉에서 생명고개의 된비알은 경사가 심하나 등산로를 잘 정비해 놓은 덕에 계단으로 쉽게 내려와서 선두는 해맞이 하러 장착산으로 향하고 후미는 생명고개에서 아침을 느긋히 먹고 장착산으로 향한다. 이 곳 마루금은 등산로가 정비되어 있어 쉽게 갈 수 있다. 새부리봉을 지나 동신어산에서 바위손을 캐고 낙동강 저편 양산 장군봉과 금정산, 남쪽으로 김해시를 조망하며 한시간이상 쉬었다가 날머리로 향한다.
중앙고속도로를 지나 180m봉으로 오르기가 쉽지가 않다. 180m봉을 지나 메리2교로 가는 길이 끊어져 있다. 또한, 옆 공장 담너머 내려 올려니 조금전 벗었던 장갑이 없다. 급히 회귀하여 장갑을 벗은 지점까지 갔으나 찾지를 못했다. 잊어버렸다고 생가하고 포기를 했는데 마침 동료가 습득해 찾아서 다행이다.
오늘도 무사히 낙남정맥을 종주하게 되어 반갑다. 다음차는 신낙남정맥을 2회로 준비했다가 1회롸 간단다.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이동시간을 고려하면 오히려 나을 것 것 같다.